17세 여자 환자로 약물 난치성 간질을 주소로 수술 치료를 시행하기 위하여 입원하였다.
환자는 태어날 때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며 가족이나 친척 중에 간질이 있는 사람도 없었다.
여섯 살 때부터 발작이 시작되었다.
발작하는 모습은 수십 초간 정신을 잃고 멍하니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손으로 물건을 만지작 거리는 모습이었다.
이러한 현상이 한 달에 5,6 회 씩 나타났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이러한 증상으로 시작하여 결국 쓰러져서 온 몸을 다 떠는 발작으로 진행되었다. 여러 가지 약물의 조합을 통하여 발작 조절을 시도하였으나 차도가 없었다.
간질 수술을 위한 검사로 동영상-뇌파 검사를 시행하였다. (동영상 뇌파 검사는 약을 끊거나 줄인 상태에서 시행되는 입원 검사로 환자의 발작 모습과 그 당시의 뇌파 소견을 기록하여 발작이 시작되는 위치를 찾는 검사 방법이다.) 이 환자에서는 좌측 후측두엽(뇌 옆 부분에서 뒤쪽)에서 발작이 시작되는 것을 확인하였다.
환자의 자기공명영상(MRI)은 정상 소견을 보여 주었으며 동위원소를 이용하여 시행되는 검사로 뇌의 대사 상태(뇌기능을 평가)를 보는 PET 검사에서 역시 좌측 측두엽의 뇌 기능이 감소된 소견을 보여 주었다(그림 1).
이처럼 MRI가 정상이고 기타 검사에서 병소를 추정할 수 있는 환자에서는 곧바로 절제술로 들어가지 않고 두개강내에 특수전극을 삽입하여 더 정확하게 발작이 시작되는 위치를 찾고 또 뇌의 중요한 기능을 찾아내어 그 부분을 잘 보존하면서 발작의 위치만 제거하게 된다. 그림2과 같은 특수전극 삽입술은 본 수술하기 일주일 전에 시행한다. 특수전극 삽입술 후에 발작의 위치를 확인하고 중요한 뇌 기능 위치를 찾아내어 수술이 시행되었고 환자는 현재 수술 후 2년 반 동안 발작 없이 잘 지내고 있다.